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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

쌈

사전위치

한국의식주생활사전 > 식생활

집필자 주영하(周永河)

정의

채소나 해초의 넓은 잎에 식재료를 담고 싸서 먹는 모습 혹은 싸 먹을 때 속에 넣는 내용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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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은 뜻이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채소나 해초의 넓은 잎에 식재료를 담고 먹는 행위이다. 둘째, 상추나 김이나 취나물과 같은 싸서 먹는 식재료 자체를 가리킬 때 쓴다. 셋째, 싸 먹을 때 속에 넣는 내용물이다. 한자로는 ‘포包’ 혹은 ‘과裹’로 쓴다.

조선시대 문헌에서 쌈 싸서 먹는 행위를 묘사한 글은 제법 많다. 유몽인柳夢寅(1559~1623)은 『어우야담於于野談』의 <김인복金仁福의 빼어난 입담>에서 당시의 쌈 싸 먹는 모습을 “손바닥에 상추잎을 올려놓고, 올벼로 지은 밥을 숟가락으로 떠서, 달짝지근한 붉은 된장을 끼얹고, 거기에 잘 구운 밴댕이를 올려놓는다오. 상추쌈을 싸는데 부산포에서 왜놈이 보따리를 묶듯이 하고, 양손을 모아 그 쌈을 들어올리기를 혜임령惠任嶺 장사꾼이 짐바리를 들어올리듯이 하고, 입술이 째질 만큼 입을 꽉 벌리기를 종루鍾樓에서 파루罷漏 후 숭례문이 활짝 열리듯이 한다오.”와 같이 묘사했다.

이익李瀷(1681~1763)은 『성호사설星湖僿說』 권5 「만물문萬物門」의 ‘생채괘배生菜掛背’에서 원나라 황실의 고려 사람들이 고려에서 가지고 온 새박나물과 줄나물로 쌈을 잘 싸 먹는다는 원나라 사람 양윤부楊允孚의 시를 소개했다. 이어서 이익은 양윤부가 주석을 달아서 “고려 사람은 생채로 밥을 싸서 먹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익은 자신이 살던 때도 사람들이 채소 중에 잎이 큰 것으로 쌈을 싸 먹는다고 했다.

이렇듯이 채소 잎으로 쌈을 싸 먹는 모습은 조선시대 사람들이 매우 즐긴 식사방식이다. 그래서 이덕무李德懋(1741~1793)는 『사소절士小節』에서 상추, 취, 김 따위로 밥을 쌀 때 손바닥에 바로 놓고 싸지 말라고 일렀다. 그는 “반드시 먼저 숟가락으로 밥을 뭉쳐떠 그릇 입구에 가로 놓은 다음, 젓가락으로 두세 잎을 집어 뭉쳐 놓은 밥 위에 단정히 덮어서 싼다. 비로소 숟가락을 들어 입에 넣고 바로 장을 찍어서 먹는다. 입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싸지 마라. 볼이 불거져 단정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손에 넓은 잎을 펼쳐 놓고 쌈을 싸야 된다고 믿은 사람이 더 많은 듯하다. 이옥李鈺(1760~1815)은 『백운필白雲筆』에서 상추에 쌈을 싸 먹는 모습을 매우 상세하게 묘사했다. 특히 “느긋하게 씹다가 천천히 삼키면 달고 상큼하고 진실로 맛이 있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상추쌈의 맛을 묘사했다. 이옥은 여름에 상추로 쌈 싸 먹는 것을 좋아했고, 그만큼 묘사도 절묘하다.

정약용丁若鏞(1762~1836)은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 권4 〈장기농가長鬐農歌〉라는 시에서 “상추쌈에 보리밥을 둘둘 싸서 삼키고는, 고추장에 파뿌리를 곁들여서 먹는다.”고 하여 한여름에 보리밥, 고추장, 파뿌리를 상추에 싸서 먹는 당시의 모습을 읊조렸다.

쌈의 또 다른 의미는 싸 먹는 식재료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1924)에 소개된 ‘생채쌈[萵苣包]’이 대표 사례이다. 이 책에서는 쌈으로 상추잎이 가장 흔하다고 했다. 상추 위에 놓아 먹는 것으로 쑥갓, 가는 파, 갓, 깻잎, 방앗잎, 고수풀을 꼽았다. 밥은 비빈 밥에 싸먹는 것이 제일 좋고, 그다음이 흰밥이라고 했다. 웅어나 새우는 잘게 이겨서 넣고, 쇠고기·파·설탕·기름 등을 치고 눋지 않게 저어 가며 익혀서 만든 양념을 쌈 위에 올린다.

또 싸 먹을 때 속에 넣는 내용물을 쌈이라고 부른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나오는 통김치쌈이 대표 사례다. 한자로 ‘통저포筒葅包’라고 적힌 ‘통김치쌈’은 통김치 잎사귀를 뜯어서 잘게 썬 쇠고기와 함께 돼지고기를 넣는다. 그리고 기름과 깨소금을 넣고, 배춧잎을 씻지 말고 모두 다 주물러서 물을 조금 넣어 끓여서 쌈을 먹는다고 했다. 한자로 ‘임엽포荏葉包’라고 쓴 깻잎쌈은 어린 들깻잎을 따서 데치고 물에 잠깐 우려낸 다음 장, 기름, 깨소금, 파, 살코기를 잘게 썰어 주무른 뒤 물을 조금 치고 오래 끓여 만든다.

특징 및 의의

채소나 김에 밥과 각종 식재료를 싸서 먹는 행위는 한국인의 가장 독특한 식사 방식 중 하나이다. 특히 날 채소에 밥과 고기(동물성 단백질), 파·마늘·고추, 고추장이나 된장 등을 넣고 먹는 행위는 2000년대 이후 한류 영향으로 해외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발된 쌈장은 쌈의 간을 맞추는 대표 식재료이다.

참고문헌

茶山詩文集, 白雲筆, 士小節, 星湖僿說, 於于野談,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용기, 한흥서림, 1924).

쌈

쌈
사전위치

한국의식주생활사전 > 식생활

집필자 주영하(周永河)

정의

채소나 해초의 넓은 잎에 식재료를 담고 싸서 먹는 모습 혹은 싸 먹을 때 속에 넣는 내용물.

ë‚´ìš©

쌈은 뜻이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채소나 해초의 넓은 잎에 식재료를 담고 먹는 행위이다. 둘째, 상추나 김이나 취나물과 같은 싸서 먹는 식재료 자체를 가리킬 때 쓴다. 셋째, 싸 먹을 때 속에 넣는 내용물이다. 한자로는 ‘포包’ 혹은 ‘과裹’로 쓴다.

조선시대 문헌에서 쌈 싸서 먹는 행위를 묘사한 글은 제법 많다. 유몽인柳夢寅(1559~1623)은 『어우야담於于野談』의 <김인복金仁福의 빼어난 입담>에서 당시의 쌈 싸 먹는 모습을 “손바닥에 상추잎을 올려놓고, 올벼로 지은 밥을 숟가락으로 떠서, 달짝지근한 붉은 된장을 끼얹고, 거기에 잘 구운 밴댕이를 올려놓는다오. 상추쌈을 싸는데 부산포에서 왜놈이 보따리를 묶듯이 하고, 양손을 모아 그 쌈을 들어올리기를 혜임령惠任嶺 장사꾼이 짐바리를 들어올리듯이 하고, 입술이 째질 만큼 입을 꽉 벌리기를 종루鍾樓에서 파루罷漏 후 숭례문이 활짝 열리듯이 한다오.”와 같이 묘사했다.

이익李瀷(1681~1763)은 『성호사설星湖僿說』 권5 「만물문萬物門」의 ‘생채괘배生菜掛背’에서 원나라 황실의 고려 사람들이 고려에서 가지고 온 새박나물과 줄나물로 쌈을 잘 싸 먹는다는 원나라 사람 양윤부楊允孚의 시를 소개했다. 이어서 이익은 양윤부가 주석을 달아서 “고려 사람은 생채로 밥을 싸서 먹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익은 자신이 살던 때도 사람들이 채소 중에 잎이 큰 것으로 쌈을 싸 먹는다고 했다.

이렇듯이 채소 잎으로 쌈을 싸 먹는 모습은 조선시대 사람들이 매우 즐긴 식사방식이다. 그래서 이덕무李德懋(1741~1793)는 『사소절士小節』에서 상추, 취, 김 따위로 밥을 쌀 때 손바닥에 바로 놓고 싸지 말라고 일렀다. 그는 “반드시 먼저 숟가락으로 밥을 뭉쳐떠 그릇 입구에 가로 놓은 다음, 젓가락으로 두세 잎을 집어 뭉쳐 놓은 밥 위에 단정히 덮어서 싼다. 비로소 숟가락을 들어 입에 넣고 바로 장을 찍어서 먹는다. 입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싸지 마라. 볼이 불거져 단정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손에 넓은 잎을 펼쳐 놓고 쌈을 싸야 된다고 믿은 사람이 더 많은 듯하다. 이옥李鈺(1760~1815)은 『백운필白雲筆』에서 상추에 쌈을 싸 먹는 모습을 매우 상세하게 묘사했다. 특히 “느긋하게 씹다가 천천히 삼키면 달고 상큼하고 진실로 맛이 있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상추쌈의 맛을 묘사했다. 이옥은 여름에 상추로 쌈 싸 먹는 것을 좋아했고, 그만큼 묘사도 절묘하다.

정약용丁若鏞(1762~1836)은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 권4 〈장기농가長鬐農歌〉라는 시에서 “상추쌈에 보리밥을 둘둘 싸서 삼키고는, 고추장에 파뿌리를 곁들여서 먹는다.”고 하여 한여름에 보리밥, 고추장, 파뿌리를 상추에 싸서 먹는 당시의 모습을 읊조렸다.

쌈의 또 다른 의미는 싸 먹는 식재료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1924)에 소개된 ‘생채쌈[萵苣包]’이 대표 사례이다. 이 책에서는 쌈으로 상추잎이 가장 흔하다고 했다. 상추 위에 놓아 먹는 것으로 쑥갓, 가는 파, 갓, 깻잎, 방앗잎, 고수풀을 꼽았다. 밥은 비빈 밥에 싸먹는 것이 제일 좋고, 그다음이 흰밥이라고 했다. 웅어나 새우는 잘게 이겨서 넣고, 쇠고기·파·설탕·기름 등을 치고 눋지 않게 저어 가며 익혀서 만든 양념을 쌈 위에 올린다.

또 싸 먹을 때 속에 넣는 내용물을 쌈이라고 부른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나오는 통김치쌈이 대표 사례다. 한자로 ‘통저포筒葅包’라고 적힌 ‘통김치쌈’은 통김치 잎사귀를 뜯어서 잘게 썬 쇠고기와 함께 돼지고기를 넣는다. 그리고 기름과 깨소금을 넣고, 배춧잎을 씻지 말고 모두 다 주물러서 물을 조금 넣어 끓여서 쌈을 먹는다고 했다. 한자로 ‘임엽포荏葉包’라고 쓴 깻잎쌈은 어린 들깻잎을 따서 데치고 물에 잠깐 우려낸 다음 장, 기름, 깨소금, 파, 살코기를 잘게 썰어 주무른 뒤 물을 조금 치고 오래 끓여 만든다.

특징 및 의의

채소나 김에 밥과 각종 식재료를 싸서 먹는 행위는 한국인의 가장 독특한 식사 방식 중 하나이다. 특히 날 채소에 밥과 고기(동물성 단백질), 파·마늘·고추, 고추장이나 된장 등을 넣고 먹는 행위는 2000년대 이후 한류 영향으로 해외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발된 쌈장은 쌈의 간을 맞추는 대표 식재료이다.

참고문헌

茶山詩文集, 白雲筆, 士小節, 星湖僿說, 於于野談,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용기, 한흥서림, 1924).